
[카디] 라이징 스타
W.데미안
“김종인, 나와."
수업 중 종인의 이름이 불리는 일은 잦았다.
고등학교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종인은 수업에 도통 관심을 두지 않았다.
“너는 말이야, 선생님 말씀이..."
퍽이나 존경스러운 교사의 잔소리가 지겨울 때가 되면 종인은 항상 같은 타이밍에 한 소리를 한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넌 도대체 그 말을!"
물론, 알맹이는 없다.
“죄송합니다."
이쯤 되면 교사들은 보통 포기하고 제 갈 길을 간다.
“됐다, 가봐."
늘상, 예외는 없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종인의 폼이 볼만했다.
하루하루가 아무 의미 없었다.
학교는 항상 같은 것을 가르쳤고, 잘 가르치는 선생 보단 재미있는 선생이 인기가 많다.
아이들은 똑같은 시험을 치르고, 문제 보단 성적에 큰 관심과 비중을 두었다.
장래희망 보단 가고 싶은 대학을, 되고 싶은 이상향 보단 미래 배우자의 스펙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야아, 김종인!"
사사로운 친구들의 관계 또한 벌써부터 이득이 되지 않으면 쳐내기 일쑤였다.
“담임이 부른다니까!"
“아, 어?"
변백현은 앞뒤도, 위아래도 없는 놈이므로 예외라고 치자. 백현에게 그럴 머리는 없으니까...
“너 오늘 존나 제대로 잡히겠던데?"
“무슨?"
“몰라."
백현이 지레짐작으로 때려맞춘 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무튼, 나를 두고 담임이 큰 결심을 했을 거란 소리이다.
일이 상당이 귀찮을 것 같아 자리를 피하려 가방을 들었다. 야! 담임이 불렀다니까?! 뒤로 들리는 백현의 말을 뒤로한 채 앞문을 열고 나갔다.
“아, 죄송..."
“아야..."
분명히 정면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바로 나갔던 것 같은데, 처음 보는 선생님이었다.
체구가 상당히 작았고 키나 어깨... 어느 하나 적당한 게 없었다.
“괜찮아. 혹시 이 반이니?"
얼른 가야되는데...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럼 혹시 종인이 좀 불러 줄래? 내가 아직 얼굴을 못 봐서..."
“예?"
“아니, 다른 게 아니고... 내가 그 학생 담당이거든. 지금 교실에 없니?"
이, 씨발... 변명, 변명거리...
“아 종인이요? 오늘 안 왔..."
“쌤, 쌤 앞에 있는 그게 김종인인데요! 이 새끼요!"
여유롭게 웃어보이려했던 얼굴이 백현으로 인해 굳었다.
종인의 속도 모르는 경수는 잘됐다며 종인을 끌었다. 얘기 들었지, 종인아? 얼른 가자!
빨빨거리며 앞장서는 경수의 꼴은 흡사 선생 보단 아이 같았다. 재촉하는 소리에 걸음을 빨리 했다.
“그러니까, 5,6교시가 전부 상담이라고요?"
“응, 오늘은 기본적인 테스트를..."
경수의 말에 종인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떴다. 꿈일 거야.
점심 시간 후 수업 시간은 언제나 종인의 부족한 숙면을 보충해주는 용도로 쓰여왔는데...
“알겠지? 이거랑, 이거랑 체크하고..."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적성검사와 비슷한 조사지였다.
이렇게 된 거 대충 체크하며 시간을 벌 작정으로 고민하는 척하며 아무 답에 체크를 했다.
그동안 상담 선생님은 나를 한번, 용지를 한번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더럽게 신경쓰이네...
“뭐, 문제 있으세요?"
“아, 아니. 그냥... 그렇게 안 생겨서..."
“예?"
표정을 찌푸리자 즉각 움찔거린다. 어깨를 축 늘어트리더디 숙인 고개에서 눈만 살짝 떠 물어온다.
“종인아, 너어... 하루에 자위를 다섯 번이나 하면 나중에 결혼 할 때 안 좋아..."
아, 씨발... 이 좆같은...
“아뇨, 쌤. 이게..."
“그리고 섹스를 주로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한다니? 너 그게 얼마나 위험한데. 너 아무래도 부모님께..."
“아, 쌤!"
분명 얼굴이 새빨개져 씩씩대고 있을 것이다. 꼴이 웃겼는지 상담 쌤이 배를 잡고 웃는다. 이게, 제가 진짜 그러는 게 아니고 그냥 체크한 거라니까요?
“아, 진짜 귀엽다. 알겠어. 너네 땐 뭐든 숨기고 싶을 때잖아. 전화하지 않을게."
“진짜 아니라니까요?"
“그래, 알았대도? 아무렴."
놀림거리가 생겨 기분이 좋은지 표정이 맑다. 속 편해서 좋으시겠어요.
“아 그리고, 선생님 이름은 도경수야. 26살이고..."
일찍도 말한다 싶어 예, 예 하며 대충 대답했다.
간단하게 소개를 마치더니 질문지를 다시 나에게 내민다.
“그리고 종인아, 장래희망 란이 비었는데?"
내미는 손이 남자치고는 참 곱다 생각했다.
“없어요."
“뭐... 되고 싶은 거나 꿈 말이야. 취미나 특기도 안 적고."
“다 없어요."
“어? 아... 그래?"
이제서야 이 자리에 내가 있는 이유를 알겠다며 내 손을 꼭 붙잡았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종인은 작게 떨었다. 뭐야, 이 느낌?
“선생님이 같이 찾아줄게. 네가 잃어버렸던 거."
멘트 참 쌍팔스럽고 소름 돋는다. 하지만 잡은 손을 억지로 빼내고 싶진 않았다.
밝게 웃는 모습이 싫지 않다. 또한, 상담실로 매일 와야 되는 발걸음이...
“어, 종인아. 종 쳤어! 얼른 가고 내일 보자!"
무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
학생에 대해 남다른 열정을 가진 견수와 만사가 귀찮고 현실을 너무 빨리 깨달은 종인이 ㅎ
BGM은 타이미의 라이징 스타와 함께 하세요




덧글